신문 논고: '移通, 가입자 뺏기만으론 미래 없다'
작성일 : 14-03-20 13:36
 글쓴이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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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외에는 외국산뿐인 시장
급변하는 통신 패러다임 간파
혁신 서비스 및 산업 창조해야"

세계 정보통신 시장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중국 레노버가 미국 구글의 모토로라 이동통신사업을 인수했고, 일본 소프트뱅크는 미국 스프린트 통신사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핀란드 노키아 휴대폰사업을 인수했다. 거대화된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온라인 게임, ‘직구’로 대변되는 유통사업 등을 세계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기술회사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국가와 사업권역을 넘어서는 새로운 글로벌 정보통신 시장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 시장구조를 가름하던 망중립성이란 엄격한 틀이 지난 1월로 해소되면서, 혼란스러운 정보통신 시장변화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구글, 넷플릭스, 네이버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기업, 통신망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통신사들 사이의 위상과 업무영역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이런 변화의 흐름은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처한 상황이 다른 나라와 다르기에 변화의 방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 망중립성만 해도 각국의 사정은 다르다. 미국은 주단위로 지역적 독점 통신사업자를 허가했기 때문에 망중립성을 통해 전국을 하나의 통신서비스영역으로 보장해야 했다. 유럽연합(EU)은 크고 작은 나라들이 밀집된 지역이기에 망중립성을 통해 하나의 통신서비스 영역을 만들어야 했다. 반면, 한국은 3개의 통신사가 국가전역에 동일한 통신망을 각각 설치하고 경쟁을 벌이는 국면이 현저히 다르다.

한국은 LTE 이동통신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국가 전역에 상용화해, 대부분 국민이 100Mbps급의 초고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환경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 LG전자의 스마트폰 단말기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눈에 띄지 않는다. LTE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망 장비, 서버 등 정보관리 및 처리장치, 서비스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즉, 이용자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통신 인프라는 우리나라가 만들지 못하니 뜻대로 바꿔 운영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용자가 지급하는 정보통신 이용료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겠다.

이런 인프라 상황에서도 우리 통신사는 가입자 유치경쟁만 벌이고 있다. 그것도 통신사가 만들지도 않는 단말기를 중심에 두고 보조금 경쟁에 치중하고 있다. 통신사 수입의 50% 이상을 만들어주는 음성통화 서비스는 전체 통신망 데이터양의 1~2%에 불과하다. 조만간 음성통화 서비스가 무료로 바뀌는 것은 필연적인데 그런 환경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지 궁금하다.

통신사 간 경쟁은 99%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누가 더 잘 활용해 이용자의 선택을 받느냐로 변해야 한다. 경제성에 바탕을 둔 통신망 구축과 운영의 효율성, 이용자가 찾는 고도의 인터넷 서비스로 경쟁해야 한다. 그래야만 통신시장을 확장시키고 수익을 키우며,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음성서비스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존 통신요금 정책도 변해야 한다. 더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이용요금은 당연히 높아야 하며, 그런 서비스의 선택은 이용자의 몫이다. 이런 변화에 필요한 네트워크 기술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있다.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서비스 환경구축에 그치면 곤란하다. 그런 최고수준의 이용자 환경과 분위기를 국가경제 발전과 연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가경계를 넘어오고 있는 거대한 해외 서비스기업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통신, 문화, 정보, 방송, 물류, 유통 등 경계를 넘어서는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 그리고 산업을 선도적으로 창조해내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진우 < 고려대 교수•통신공학 jwpark@korea.ac.kr >


출처: 한국경제신문 시론